기업의 주인은 주주이다. 주주는 기업 설립을 위해 자본금을 넣고, 노동자 임금과 납품업체 대금, 채권 이자, 국가 세금, 사회공헌 비용 등을 지급한 후 남는 잔여 자산을 몫으로 나눠 갖는다. 주주가 자본을 투하하고, 회사는 경영의 중심에 주주가치 극대화를 두며 주주가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이를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라고 말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러한 주주자본주의 시대가 저물고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Stakeholder Capitalism), 즉 ESG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기업이 주주(Shareholder)뿐 아니라 노동자, 협력업체, 소비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Stakeholder)들을 똑같이 주인으로 대접하는 것’이다. 이는 회사 경영에 있어 주주 이외 보다 다양한 대상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기업이 이윤(주주가치)의 극대화에 앞서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ESG경영과 닿아있다. 실제로 애플·구글·아마존·삼성전자 등 빅테크 기업에서 자동차·조선 등 전통 제조업, 중소·벤처 기업에 이르기까지 경영과 투자의 기준으로 삼는 등,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는 오늘날 기업 경영의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는 중이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주주뿐만 아니라 다른 이해관계자들 역시 ‘주인’으로 존중하는 구조를 토대로 한다. 이 토대 위에서 사내외 이해관계자들과 진정성을 갖고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ESG 각 분야에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고 소신껏 의견을 개진할 사외이사들로 이사회 구성을 바꾸어야 한다. 또한 기업 활동의 전 영역, 즉 구매와 생산에서 유통과 판매, 폐기물 회수까지 전사적으로 ESG가 녹아 들어도록 내재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현장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실질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찾으려고 애쓰는 커뮤니케이션은 이해관계자를 배려하는 기업으로 이미지를 고취시킬 것이고, 그 과정에서 직원들은 소속 기업 ESG의 진정성을 알게 되고 각자 업무에서 ESG를 감안하여 의사결정하게 되는 것은 덤이겠다. 결국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의견을 구하고 듣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혹은 ESG 역시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