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멈추기 어려운 현대사회에서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한때 가장 빠른 연락 수단은 ‘보발’이었습니다. 걸음이 빠른 사람을 시켜 서신이나 명령을 인편으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한양에서 충청도까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6개월정도 걸렸습니다. 그러니까 웬만큼 중요한 이야기 아니면 전할 필요도 없고, 각자 있는 자리에서 잘 사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요? 태평양 건너 미국에 사는 Mr.Kim에게 이메일 한 줄 보내는 데 30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여러 사람한테 동시에도 메일을 보내고, 직접 관련 없는 사람한테는 ‘참조’를 걸어 참고하라며 함께 보내기도 합니다. 과연 이런 기술의 발전이 인류에게 축복이기만 한 걸까요?
어느덧 애 둘 아빠가 되었다. 30대 후반에 이른 나이로 초딩, 유딩과 함께다. 아빠가 되고 나니 이전의 삶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내 삶은 참 바쁘게, 새롭게, 다이내믹하게 채워졌다. 결혼을 하고 나서 가장 많이 느꼈던 점은 아빠가 되고 나서야 내 마음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것도 두 아이의 아빠, 한 여자의 남편이 되고 나서다. '금쪽같은 내새끼'를 통해서도 찾지 못했던 이유다.
그냥 어른이 되면 다 그런 건가 싶었다. “나이 먹으면 자연스러운 건가?”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러다 회사 게시판을 통해 양식당 책 리스트를 살피다가 이 책을 보고 마음이 설렜다. 제목이 정말 예뻤다.
이 책을 읽고 비로소 알게 되었다. 어른이 된 후 나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나의 무의식과 마주하는 시간을 통해서라는 것이다.